콘크리트와 철근(강)은 궁합이 잘 맞습니다. 콘크리트나 강재 모두 구조적으로 우수한 재료이지만 단점도 있습니다. 그런데 둘을 함께 쓰면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면서 더 우수한 성능을 발휘합니다. 우연하게도 두 재료는 선팽창계수가 비슷해서 함께 쓰기 유리합니다. 온도가 변해도 늘어나거나 줄어드는 길이가 비슷해서 서로 잘 붙어 있게 됩니다. 서로 어떤 점을 보완할 수 있는지 살펴봅시다.
콘크리트는 시멘트, 모래, 자갈, 물을 배합해서 만드는데, 콘크리트의 강도는 시멘트와 물이 화학적으로 반응해서 만들어지는 경화체에서 나옵니다. 즉 시멘트와 물이 만나면 화학적으로 단단하게 굳어지고, 이것이 접착제처럼 모래와 자갈을 붙잡고 있는 구조입니다.
콘크리트는 압축력에 비해 인장력이 매우 약한데, 시멘트와 물이 반응해서 만들어지는 접착제가 인장력에 약하다고 보면 됩니다. 그런데 철근은 압축과 인장에 모두 강한 재료입니다.. 인장응력이 발생하는 구간에 철근을 배치하면 구조물을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콘크리트는 경화하면서 부피가 줄어드는 특성이 있습니다. 탄성이 있다면 부피가 줄어들어도 큰 탈이 없겠지만 콘크리트는 수축하면서 균열이 발생합니다. 가뭄이 왔을 때 논바닥이 갈라지는 것과 비슷한 원리입니다. 화학반응을 일으켜 단단하게 굳어지는 과정에서 부피가 줄고 남아있던 물이 증발하면서도 부피가 줄어들게 됩니다. 부피가 줄면 균열이 생기고 이 균열을 따라 물이 스며들면 점점 더 약해집니다. 콘크리트 종류에 따라 다르겠지만 설계기준 압축강도가 24Mpa인 보통콘크리트를 사용했다면 건조수축 변형률은 -0.00045 정도가 됩니다. 만일 길이가 10m라면 4.5mm 정도 수축된다고 보면 된다. 여기에 일정한 간격으로 철근을 배치하면 균열을 잘게 분산시킬 수 있습니다. 철근을 많이 배치할수록 균열을 그만큼 잘게 퍼지기 때문에 구조물에 미치는 피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콘크리트의 열팽창계수는 0.00001(10^-5)정도입니다. 우리나라는 계절에 따른 온도변화가 커서 온도가 변하면서 생기는 인장응력이 콘크리트의 인장강도보다 클 때가 많아 균열이 생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철근은 온도 변화 때문에 생기는 콘크리트의 인장응력을 부담할 수 있습니다. 구조설계기준에서는 건조수축이나 온도변화에 따른 균열을 막기 위해 최소한의 철근을 배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철근은 항복점 강도가 300~700N/mm²정도인 탄소강으로 제조합니다. 강은 탄소의 함유량에 따라 기계적 특성이 크게 달라집니다. 철근은 표면에 마디와 리브를 돌출시켜 콘크리트에 잘 부착될 수 있도록 만드는데, 콘크리트 속에서 따로 놀지 않고 잘 붙어서 함께 거동해야 구조적인 성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강재를 철근처럼 얇고 긴 형태로 만들면 압축력이 작용할 때 좌굴됩니다. 주로 인장력이 작용하는 곳에 철근을 배치하지만 강재는 압축력도 강하기 때문에 압축력이 작용하는 곳에도 쓰입니다. 얇고 가는 철근을 콘크리트로 두껍게 감싸면 철근이 좌굴되지 않습니다. 기둥에 띠철근을 넣어 감싸면 콘크리트와 함께 압축력을 부담할 수 있고 콘크리트의 성능도 개선할 수 있습니다.
강재의 결함 두 가지를 든다면 단연 쉽게 부식된다는 것과 화재에 약하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철근은 공기중에 포함된 습기에 쉽게 부식된다. 철근 표면에 녹이 슬어 벗겨지게 되면 철근 단면이 줄어듭니다. 즉 굵기가 얇아지면서 구조적인 성능이 약해집니다. 시멘트가 물과 화학반응하면 수산화칼슘(Ca(OH)₂)이 25%정도 만들어집니다. 수산화칼슘은 강한 알칼리성을 띄기 때문에, 콘크리트로 철근을 감싸면 녹이 슬지 않습니다. 이 수산화칼슘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사라지고 오랜 시간이 지나면 철근이 녹슬게 됩니다.
강재는 온도가 올라가면 내력이 약해집니다. 인장강도나 강성, 항복강도는 강재의 온도가 500℃를 넘어섰을 때 급격하게 저하되는 특성을 보입니다. 불이 나면 목조 건축물은 보통 1,000℃ 이상 올라갑니다. 따라서 화재가 나서 강재의 내력이 약해지면 건물이 급격히 무너질 위험이 있습니다. 강재는 화재에 약하기 때문에 내화피복을 반드시 해야 합니다. 화재가 발생했을 때 화재에 대처하고 거주자가 대피할 수 있도록 일정한 시간 동안 강재를 보호하는 방식입니다. 콘크리트는 철근을 감싸 내화피복재 역할을 하므로 철근을 보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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